"8년 전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한 동생에게는 혼인한 배우자가 있었는데 3년 전 재혼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문제는 최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남동생의 배우자였던 사람이 저희에게 상속지분을 요구하며 유류분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겁니다. 이미 동생이 사망한 상황에서 재혼까지 했는데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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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보다 혼인한 아들이 먼저 사망한다면 추후 상속절차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망한 아들 대신 상속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습상속자인 며느리의 존재 때문입니다. 법률상으로는 며느리의 대습상속권 행사는 문제가 없지만,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재혼한 경우라면 상황은 간단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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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에는 법률상 상속권이 두 번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편이 사망한 경우와 남편이 먼저 사망한 상황에서 시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생기는 대습상속권입니다. 다만 대습상속권은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라도 항상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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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대습상속권이 주어진 며느리가 재혼한 경우 해당 권리 행사가 가능한지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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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살펴보기 앞서 해당 주제에 관한 엄정숙 변호사님의 인터뷰 기사가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기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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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서 말하는 대습상속권이란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에 그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 사망하거나 결격된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0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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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할어버지보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셨다면 추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아버지에게 돌아가게 될 상속권이 그의 자녀에게 대습으로 상속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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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동법 제2항에는 '상속개시전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에게도 대습상속권이 주어진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남편이 사망하게 되면 그의 아내는 시부모가 사망 시 대습상속권자가 되어 상속권과 유류분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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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남편이 사망한 후 오랜 기간이 지나 시부모가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며느리가 재혼을 했다면 대습상속권 유지는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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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 상속은 돌아가신 분의 친족에게 주어지는 권리입니다. 법률에서 규정한 친족이란(민법 제767조)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뜻합니다. 사망한 자녀의 배우자는 시부모 입장에서 인척에 해당됩니다. 인척이란 민법 제769를 통해 살펴보면 친족의 배우자를 뜻하는데요. 인척은 친족인 자녀가 사망했다고 해서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대습상속권이 인정되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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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심해야 할 부분은 며느리의 대습상속권은 인척이 유지되고 있는냐 아니냐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 775조에는 인척관계의 소멸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요. 제2항에는 부부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 인척관계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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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며느리가 재혼을 했다면 더 이상 시부모와 인척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상속권도 함께 소멸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시부모님이 사망하기도 전에 재혼한 며느리는 대습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조차 제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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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아닌 아내가 처부모님보다 먼저 사망했을 경우 사위에게도 대습상속권이 주어지며, 사위가 재혼하는 순간 대습상속권은 상실하게 됩니다.

한편 남편이 사망해 홀로 아이를 키우던 아내가 재혼을 했다면 해당 자녀에게도 대습상속권이 상실되는 걸까요? 가령 할아버지보다 아버지가 먼저 사망했다면 엄마와 손주는 추후 할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대습상속권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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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머니의 경우 재혼을 했다면 대습상속권은 상실되는데요. 반면 자녀는 어머니가 재혼을 하더라도 대습상속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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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는 사망한 아버지의 아버지 즉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친족에 해당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인척과 달리 피를 나눈 친족은 법률로 정리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혈연 관계이기 때문에 주변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정리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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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사망한 자녀의 배우자가 재혼했더라도 손주는 추후 시부모님이 사망했을 때 대습상속권자가 되어 상속권과 유류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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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분쟁은 각 가정마다 얽혀 있는 상황과 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정보로 해답을 구할 수 없습니다. 직접 법률전문가와 부딪혀 상담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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