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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연구자료] 유류분권자 대신 채권자가 유류분반환청구소송 할 수 있나?
"몇년 전 지인에게 큰 돈을 빌려준 사실이 있습니다. 문제는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록 돈을 갚지도 않고 돈이 없다며 버틴다는 겁니다. 알아본 바로는 채무자가 형제들과 유류분으로 다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를 의식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채무변제를 위해 제가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순 없는걸까요?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이 유류분이라면 채권자는 소송을 대신해서라도 채무를 변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채무 관계에 있더라도 제3자가 대신 제기하기엔 어렵다고 조언합니다. 채무 관계에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 재산에 관한 채무자의 권리를 법률상 채권자가 대신 행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채무자에게 유류분권이 있는 경우 채권자가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대신 제기해 받아 내려는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채무자가 권리를 양도할 것이라는 확실한 의사가 없다면 채권자가 대신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본문을 살펴보기 앞서 해당 주제에 관한 엄정숙 변호사님의 인터뷰 기사가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기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률상 채무 관계에 있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과 관련된 소송을 대신해 진행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채무자에게 별다른 돈은 없지만 유일한 재산이 전세보증금인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세입자인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않을 목적으로 집을 빼지 않고 있다면 채권자는 집주인을 대신해 명도소송(집을 집주인에게 반환 시키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04조 제1항 -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법률에서는 이를 대위소송이라 하며, 당사자간 소송을 제3자가 대신하여 제기한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부동산을 돌려받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채권자에게 반환하는 원리입니다. 때문에 채권 관계에 있고 유일한 재산이 채무자의 재산과 관련된 소송이라면 채권자가 법절차를 대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류분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채무자인 유류분권자가 채권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지 않는 이상 유류분청구권은 결코 대위될 수 없습니다. 법률에서는 이를 일신에 전속한 권리 일신전속권이라고 합니다. 일신전속권이란 특정한 권리 주체만이 향휴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일신전속권에서 규정한 특정한 권리 주체는 자기 자신이나 권리자의 상속인을 의미하는데요. 무엇보다 권리자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게 판단되며, 유류분청구권에 일신전속권에 해당하는 권리입니다. 채권자의 권리를 규정한 법률에서도 채무자의 일신전속권에 해당하는 권리는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404조 제1항 후렴 규정 - '그러나 일신에 전속한 채무자의 권리는 행사할 수 없다'
이 뿐 아니라 채무자의 유류분 권리를 대신 행사하려는 채권자의 행동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존재합니다(2009다93992판결). 대법원에서는 '유류분청구권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전적으로 맡겨진 권리로서 행사상의 일신전속성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므로 유류분권자에게 그 권리행사의 확정적 의사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위권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유류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채권자가 대위 소송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유류분권을 가지고 있는 채무자를 대신해 채권자가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한편 유류분권을 가지고 있던 채무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사망한다면 어떨까요. 재산이나 채무 문제는 당사자가 사망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습니다. 재산에 관한 의무와 관리는 그의 상속인에게 상속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법률에서는 포괄적 승계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채무를 갚지 못한 채 채무자가 사망한다면 그의 상속인이 채무 변제의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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