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아버지께서 큰 오빠에게만 모든 재산을 물려주셨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너무 어렸고 법률도 몰라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는데요. 성인이 된 지금 유류분제도를 알게 되었지만, 증여 시점이 너무 오래전이라 소송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

유류분 제도로 불합리한 재산 상속을 받은 상속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류분청구 가능 시점에 관한 관심도 높습니다.

​

불합리한 재산 상속으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고려 중인 유류분 권리자 가운데는 증여 시점과 유류분 가능 시점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수십 년 전 이뤄진 증여일 경우 너무 오래전 일이라는 이유로 포기하는 사례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증여 시점이 아닌 피상속인(부모님)의 사망 시점에 따라 소송 가능 여부가 결정됩니다.

​

이번 시간에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증여 시점'과 '사망 시점'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본문을 살펴보기 앞서 해당 주제에 관한 엄정숙 변호사님의 인터뷰 기사가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기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

민법 제1117조에는 '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내에 하지 아니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해당 규정에는 유류분청구가 가능한 시점을 '상속의 개시'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률에서 말하는 상속의 개시란 재산을 물려줄 사람 즉 아버지가 사망한 시점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돌아가셔야 상속권이 생기고 상속권이 생겨야 유류분청구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

따라서 수십 년 전 이뤄진 증여라 하더라도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점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기 때문에 최근 1년내 돌아가신 상황이라면 증여 시점으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제기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십 년 전에는 아버지가 생존해 있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

즉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고려할 때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증 시점보다는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에 따라 소송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

반면 유류분청구에서 사망지의 사망 시점이 아닌 증여 시점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민법에서는 '제3제 증여인 경우 피상속인(아버지)이 사망하기 전 1년 내 이뤄진 증여에 관해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규정에서 말하는 제3자란 1순위 상속인이 아닌 후 순위 상속인이나 법률상 상속인 자체가 아닌 제3자를 뜻하는데요. 이 경우 증여 시점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1년 내가 아니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

따라서 제3자 증여인 경우라면 증여 시점을 잘 파악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다만 제3자에게 대응하기 위한 유류분반환청구소송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권이 생겨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한편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수십 년 전 이뤄진 증여라도 문제없이 제기할 수 있지만, 상속개시 시점이 너무 오래 지났다면 소송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은 소멸시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소멸시효는 상속이 개시된 후 1년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1년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넘었다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

다만 아버지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났지만, 소송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민법 1117조의 후렴 단락에는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같다'라는 규정 때문인데요.

​

상속이 개시된지 1년이 넘었지만, 상속인이 '증여' 사실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거나 추가로 발견된 증여재산이 있다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0년 내에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